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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정상 현악사중주단 두 팀, 하겐 콰르텟과 파벨 하스 콰르텟이 이틀 간격으로 내한공연을 펼친다. 더욱 흥미로운 건 두 악단이 동일한 곡들을 선곡했다는 점이다. 베토벤 마지막 현악사중주 16번과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를 서로 다른 해석과 개성으로 들려준다. 20여년 차이를 두고 창설된 유럽 ‘실내악 명가’ 두 팀이 같은 레퍼토리를 두고 간접 대결을 펼치는 모양새다. 하겐 콰르텟은 오는 9일 롯데 롯데콘서트홀, 파벨 하스 콰르텟은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이다.
하겐 콰르텟이 정교하고 세련된 전통의 ‘빈 사운드’를 내세운다면, 파벨 하스 콰 이공계 대학원 장학금 르텟은 역동적 에너지와 생동감이 무기다. 하겐 콰르텟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 하겐 가문 남매들이 1981년 일종의 가족 앙상블로 결성했다. 45년째 기복 없는 활동을 이어오며 ‘전설’의 역사를 쌓아 올렸다. 도이체그라모폰 레이블을 통해 50여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내년 은퇴를 예고해 이번이 한국에서 이들의 음악을 들을 마지막 기회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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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출신 연주자들이 2002년 결성한 파벨 하스 콰르텟. ⓒPetraHajska


체코 출신 연주자들이 2002년 결성한 파벨 하스 콰르텟은 홀로코스트로 사망한 체코 작곡가 파벨 하스(1899~1944)에게서 이름을 따왔다. 최경환 부동산 클래식 음반계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그라모폰 어워즈’만 다섯차례 수상하는 등 발매하는 음반마다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2022년엔 비비시(BBC) 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현악사중주단 10곳’에 이름을 올리는 등 현재형 전설을 써나가고 있다.
16번 현악사중주는 베토벤이 세상을 뜨기 5개월 전인 1826년에 완성한 최후의 작 학자금대출 연체 품이다. 4악장 악보에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란 수수께끼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놓고 지금도 해석이 분분하다. 작곡 연대로 보면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가 앞선다. 1817년 작곡한 가곡 ‘죽음과 소녀’의 반주 부분을 사용해 1824년 현악사중주로 완성했다. 두 곡 모두 오스트리아 빈에서 탄생했고,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는 미국 기준금리 점도 공통점이다.
두 팀 멤버들끼리 인연도 있다. 파벨 하스 콰르텟의 제2바이올리니스트 마렉 츠비벨은 팀 합류 이전 하겐 콰르텟의 라이너 슈미트에게 실내악 레슨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교습을 주고받은 곡이 바로 ‘죽음과 소녀’였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