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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순탄하게 잘 끝난 듯했지만, 관세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만만치 않다는 고충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남들은 사인(sign·서명)하는데 넌 왜 사인 못 하냐"고 한다며 "(우리한테) 좋으면 사인해야 되는데 이익이 안 되는 사인을 왜 하냐"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과의 관세협상은 주고받는 게 아니라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증액'이고, 우리는 '방어'를 하기 위해 협상에 임하 하나캐피탈 아파트론 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대통령은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사인 못 했다고 비난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국익에 도움되는 협상안에 사인하겠다는 거고, 지금 협의 수준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 관세협상 교착 상태…"3,500억 달러 투자하면 미국이 90% 수익"이 대통령 창업지원 이 사인하기 어려웠던 배경을 이렇게까지 구구절절 설명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두고 미국이 요구한 조건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는 현금으로 해야 하고, 수익은 원금 회수 이후 시점부터 미국이 90%를 가져간다'는 모텔 게 미국 측 조건입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부분이 협상 타결에 어려움을 가져오고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이 문제가 이슈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내용에는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인할 수 없었다'는 말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겁니다.
미국 측이 든든학자금 생활비대출 한도 투자 방식으로 현금을 고집하는 것도 이견이 계속되는 부분입니다. 우리 정부는 직접투자보다는 보증이나 대출 형식의 투자를 처음부터 요구했는데 미국 측 생각은 다릅니다.
여기에 미국은 3,500억 달러 투자에 따른 수익 배분 방식을 투자 원금이 회수되기 전까지는 미국 10%, 한국이 90%를 가져가되 원금 회수가 된 이후부터는 미국이 90%, 소상공협회 한국이 10%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새로운 내용이 아닙니다. 러트닉 장관 등 미국은 처음부터 이 같은 '1대 9' 조건을 내걸었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습니다. 정부는 이걸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하게 바꿔 보겠다는 생각으로 협상을 해왔던 것 뿐입니다.
큰 틀에서 양국이 합의를 이뤘지만 이렇게 각론에서는 계속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이견이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어제(12일)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관세 후속 협상에 대해 "이전과 비슷하게 진전이 많지 않다"며 "세부적으로 입장 차이가 커서 조율할 게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이 협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관세를 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더 높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 실장은 다만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유의하고 있다"면서도 "자기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레토릭(수사)이라 개의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 "투자 펀드 주도권·수익 배분·조달 방법 평행선"
협상 초반 대통령실과 정부의 분위기는 "잘 됐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협상이 진행될수록 미국 측이 기존 요구를 더 강하게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 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협상이 상당히 교착 상태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일본과의 협상을 예시로 드는 데 대해 "일본과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 차이도 있고 기축통화국도 아닌데 (투자의)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의 문제가 많다"며 "3,500억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어떻게 조달해 운영하느냐가 너무 중요한 선결문제란 점을 (미국 측에) 이해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MOU 문안을 가지고 협상을 수십 번 했는데 미일 합의 문안과 미국이 우리에게 제시한 문안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우리는 절대 그런 문안으로 서명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많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면 45일 이내에 자금을 대고 투자가 회수되기 전 발생하는 수익 중 50%를 미국이 나머지 50%는 일본이 갖는 구조입니다. 투자금이 회수되면 미국이 수익의 90%를, 일본이 10%를 취하는 방식으로 최종 합의가 됐습니다.
사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처음부터 이 90% 이익 귀속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있었는데 미국은 투자 이익의 90%를 자국이 가져간다는 입장이었고 우리는 이를 '이익의 90%를 미국에 재투자한다'는 방식으로 해석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협상 지렛대 있나, 통할까? 조선업 협력 즉 우리가 미국에 좀 더 기여할 부분이 많은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관련해 김 실장은 "MOU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대로 시작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 지렛대만으로 미국 측의 양보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투자 자금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3,500억 달러 가운데 1,500억 달러를 조선업 전용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은 전액에 대한 재량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상 최종 타결 전까지 일본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받게 된 주력 산업 자동차 부문도 문제입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현재 문서 형태가 아니라 구두 합의 수준이어서 여전히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습니다. 반면 일본은 합의를 통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달 16일부터 15% 자동차 관세를 적용받게 됐습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우리 입장에선 불리해진 겁니다.
다만 김용범 정책실장은 "우리가 어느 정도 내세울 것도 있으니 종합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데 단기간에 차 산업의 관세 차이를 좁히겠다고 서둘러 합의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측 거센 요구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기존에 우리가 제시한 협상안 외에 다른 조건을 내걸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뾰족한 묘책이 보이진 않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우리가 요구하는 투자 방식을 들어주려면 다른 양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순방 당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만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이재명 대통령(현지시간 지난달 25일, 워싱턴 D.C.)


■ 러트닉 "한국, 무역협정 수용하거나 관세 내야"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현지시간 11일 미국 CNBC 방송 인터뷰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한 대로 수용하거나 관세를 인하 합의 이전 수준으로 내야한다"고 압박에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서명'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은 대통령이 왔을 때 서명하지 않았다, 백악관에 와서 무역에 관해 논의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것은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일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연함은 없다"며 "일본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압박 수위는 한층 거세졌지만, 우리 정부는 신중한 협상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합리성이나 공정성에서 벗어난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이 대통령 발언을 다시 한번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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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