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덴마크 빅토리아 키예르 타일비그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73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우승을 차지한 후 다른 참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타일비그는 덴마크인으로는 처음으로, 금발 소유자로는 20년 만에 미스 유니버스 정상에 올랐다. /AP=뉴시스


제74회 미스 유니버스 대회가 지난 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진행 중인 가운데 주최 측과 주관사가 대회 운영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멕시코 사업가인 라울 로차 칸투 미스 유니버스 회장과 올해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 책임자인 태국 사업가 나와트 이차라그리실이 대회 운영 방식을 두고 의견 충돌을 겪고 있다고 보도 황금성사이트 했다.
나와트 대표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이라는 미인대회 업체를 운영 중이다. 이 업체가 미인 대회 운영으로 얻는 수익은 전체의 20% 미만이며, 수익의 약 50%는 소비재·뷰티 제품 판매에서 나온다. 소셜커머스 틱톡샵을 활용한 제품 판매가 핵심 마케팅 전략이다.
보도에 따르면 나와트 대표는 올해 대회 참가자들에게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팬들이 나와트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게끔 독려하라고 권장했다. 이중 가장 잘한 참가자 10명에게는 그와 함께하는 특별 저녁식사 생방송을 혜택으로 약속했다. 이에 미스 유니버스 본부는 참가자들을 온라인 인플루언서로 만드는 것은 "대회의 가치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해당 경쟁을 중단하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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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부터 2015년까지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주최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3년 11월 미스 베네수엘라이자 미스 유니버스 2013 가브리엘라 이슬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대회 본부와 나와트 사이 알라딘릴게임 갈등은 대회를 앞둔 예비 행사에서 절정에 달했다. 지난 4일 방콕 한 행사장에서 나와트 대표는 미스 멕시코 대표 파티마 보쉬를 향해, SNS에 홍보 콘텐츠를 올리라는 조직위의 요구 사항을 듣지 않았다며 "멍청이"라고 꾸짖었다. 이에 보쉬를 시작으로 참가자 12명이 항의하며 행사장에서 퇴장했다. 해당 장면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생중계됐다.
검증완료릴게임 사건이 벌어지고 몇 시간 뒤 로차 회장은 영상을 올려 나와트 대표의 행동을 "악의적"이라고 비판하며 "올해 대회에서 나와트 대표의 관여를 최대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나와트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회가 사양 산업임을 인정하고 현대 마케팅과 새로운 관객 취향에 발맞추기 위해 진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1952년 미국에서 수영복 마케팅 목적으로 시작된 미스 유니버스는 민족주의와 소비주의, 이상적 여성성에 기반한 대회로 자리 잡았다. 대회는 1970~199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주로 TV 중계권, 스폰서십, 대회 운영권 수수료였던 수익모델도 상품화와 라이선싱으로 다각화됐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유지된 미인대회 '미스유니버스'의 참가자들/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대회 주최 측은 미스 유니버스를 외모뿐 아니라 가치를 지닌 대사나 옹호자로 재브랜딩하고자 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미인 대회가 여성을 대상화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특히 젊은층은 대회를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보며 외면했고 미국의 방송 TV 시청률은 급락했다. 대회는 여전히 여러 동남아시아와 남미 국가에서 인기가 있으나 전 세계 시청자는 줄어들었다.
미스 유니버스의 위상이 달라진 현실에서 나와트 대표는 대회를 인플루언서 중심 엔터테인먼트로 전환해 온라인에서 제품을 홍보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반면 로차 회장은 나와트 대표의 접근 방식을 거부하며, 미스 유니버스가 "여성을 위한 역량 강화 플랫폼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룸버그는 국가별 미인 대회의 성공 모델이 상이해 이러한 갈등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태국에서는 상업 결합 전략이 통하지만 남미 국가에서는 30년 전 같은 운영 방식이 여전히 1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미인대회 전문가이자 대학강사인 티티퐁 두앙콩은 "미스 유니버스는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반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